Sermon

2026년 2월 15일 설교: 하나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February 15, 2026 by admin

하나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출애굽기24:12-18)

오늘은 주현절 후 마지막 주일예배이며, 주님의 변모(변화주일)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변화산에 오르셨던 일을 기념하는 날이지요. 이 주일을 끝으로 이번 주 수요일부터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특별한 절기 주일이니, 제가 매년 변화산을 주제로 설교했던 지난 시간들을 아마 어렴풋이 기억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변화산은 예수께서 고난을 통해 영광에 들어가실 것을 모세와 엘리야가 확인해 준 곳이고, 모세와 엘리야가 각각 대표하는 율법과 선지자, 곧 구약성경 전체가 예수님의 영광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하늘에서 큰 음성이 나서 예수께서 ‘하나님의 사랑하시는 아들’임을 다시 한번 확증한 곳이기도 하지요. 그런가 하면 베드로가 어찌할 바를 몰라 예수님께 “주여 내가 여기 주님과 모세와 엘리야를 위하여 초막 셋을 짓겠습니다”라고 말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변화산의 이야기에 대해 기억하실 것입니다.

오늘은 이 변화산에 대해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성서정과의 구약 본문인 출애굽기 24장에서 모세가 하나님의 산에 오른 이야기를 하려 해요. 아마 성경을 주의 깊게 읽으신 분들은 오늘 본문이 주는 몇 가지 표징을 발견하셨을 것입니다. 첫째로 모세도 예수님처럼 산에 올랐습니다. 둘째로 그는 40일 동안 그 산 위에 머물렀습니다. 사순절이 총 며칠입니까? 40일이지요. 앞으로 우리가 부활절까지 함께 준수할 사순절 기간과의 연관성이 느껴지시지 않습니까? 셋째로, 이것은 약간의 상상력이 필요한데요, 베드로가 초막을 지으려 했던 것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은 산 아래에서 천막을 치고 모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세가 두 돌판을 가지고 내려왔을 때, 예수님이 변화산에서 광채를 내며 변모하신 것처럼 모세에게서도 빛이 났습니다. (출애굽기 34장을 보십시오)

그러니까 우리는 모세의 시내산 사건과 예수님의 변화산 사건 사이의 어떤 유사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모세의 시내산 사건을 주목함으로써 우리는 예수님의 변화산 사건의 더 깊은 의미를 알 수 있고, 모세가 하나님 앞에서 보낸 40일을 통해 우리의 사순절이 어떠해야 함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본문을 살펴봅시다. 12절에서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여 말씀하십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산에 올라 내게로 와서 거기 있으라 네가 그들을 가르치도록 내가 율법과 계명을 친히 기록한 돌판을 네게 주리라” (출 24:12)

하나님이 모세를 부르신 목적은 명확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해 하나님이 친히 쓰신 율법과 계명을 주시겠다는 것이지요. 그 부르심에 응답하여 모세는 산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그는 40일을 머물렀습니다.

우리의 사순절 준수도 이와 같습니다. 사순절이 성찰, 참회, 갱신이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이 40일 준수의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하나님이 거기에서 우리를 부르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시기 때문에, 우리는 그분의 부르심에 합당한 응답을 올려드리는 것입니다.

우리의 40일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실 ‘변화산의 경험’이 되기를 바랍니다. 모세가 올랐던 산과 예수님이 오르셨던 산은 서로 다른 산이지만, 그곳에 하나님의 임재가 있었다는 점에서 이 두 산은 연결됩니다. 우리가 있는 이곳에는 높은 산이 없지만, 우리는 우리의 영적인 산을 오르는 것이지요. 그동안 이 변화의 산에 오르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으셨던 분이 있다면, 하나님의 부름에 대한 성실한 응답을 결단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의 영적인 산을 오르는 여정을 위해 우리는 이번에 크게 세 가지 일을 함께 합니다. 매일 아침 전해지는 묵상 자료를 읽고, 성경 공부를 통해 말씀을 깊이 배우며, 지역 교회들과 함께 모여 예배할 것입니다. 이 일들이 입체적으로 우리의 사순절 실천을 공동체적 경험으로 만들어주고,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집중하여 절기를 준수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계속해서 본문 말씀을 조금 더 들여다보도록 하지요. 16-17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여호와의 영광이 시내 산 위에 머무르고 구름이 엿새 동안 산을 가리더니 일곱째 날에 여호와께서 구름 가운데서 모세를 부르시니라 산 위의 여호와의 영광이 이스라엘 자손의 눈에 맹렬한 불 같이 보였고” (출 24:16-17)

구름이 산을 6일 동안 가리고, 7일째에 하나님께서 모세를 구름 가운데서 불러내셨습니다. 6일의 시간과 7일. 이것을 보며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던 시간표와 이 흐름이 동일하지 않습니까? 지금 이 산 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천지창조에 비견될 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까? 그것은 이집트에서 나온 노예들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새롭게 창조되는 일입니다. 사순절의 주제 중 ‘갱신’을 생각해보십시오. 그것은 다시 창조되는 경험, 곧 재창조입니다. 모세는 이집트를 떠난 모든 사람을 대표하여 그 새로운 창조의 순간으로 부름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산으로 그의 백성을 부르시는 이유는 그들을 새롭게 창조하시기 위함입니다. 이것은 전혀 새로운 삶으로의 부르심입니다. 마치 자동차의 플랫폼을 바꾸어 아예 새로운 모델이 나오듯이, 우리는 하나님의 산에서 우리의 인생이 새롭게 창조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놀라운 일들을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 하나님의 언약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하나님이 우리를 다시 지으신다는 것이지요.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이 시간을 통해 우리 마음에 함께 결단합시다. 사순절의 준수를 통해 옛것을 버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지음 받은 피조물이 되기를 소망합시다.

마지막으로 18절을 보십시오.

“모세는 구름 속으로 들어가서 산 위에 올랐으며 모세가 사십 일 사십 야를 산에 있으니라” (출 24:18)

모세가 하나님의 산에 올라가 머문 시간은 40주 40야입니다. 우리가 읽은 본문 출애굽기 24장 전에 40주야가 언급되는 사건은 딱 하나입니다. 바로 노아의 홍수 때 비가 내렸던 기간이지요. 그것은 단순히 세상을 향한 심판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정화의 시간이며, 그 40일의 비 내림을 통해 하나님의 전적인 주권이 온 세상을 향해 선포된 것이지요. 모세의 40일 또한 그와 같았습니다. 17절에서 여호와의 영광이 ‘맹렬한 불 같이 보였다’고 했습니다. 산 아래의 백성들은 두려움 속에서 그 40일을 보냈을 것입니다. 그 40일의 시간을 통해 하나님은 정화를 명령하시고, 그분의 주권을 사람들 앞에 나타내신 것이지요.

모세의 산 위에서의 40일은 그리스도의 40일 금식을 예표했을 뿐 아니라, 성경 전체를 통해 등장하는 40일의 회개와 추구, 하나님의 시간(카이로스)의 전형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40일이라는 숫자 속에서 우리 각자를 향한 하나님의 세밀한 배려를 발견합니다. 그것은 사순절의 준수가 공동체적인 영성의 추구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를 향해 주시는 개별적인 영적 의미이기도 합니다.

성경의 다양한 40일을 생각해 보십시오. 엘리야는 어땠습니까? 사명을 잊은 채 로뎀나무 아래 쓰러져 있던 엘리야에게 하나님은 천사가 전해준 떡과 물을 공급하시며 40주야를 걷게 하셨습니다.

“이에 일어나 먹고 마시고 그 음식물의 힘을 의지하여 사십 주 사십 야를 가서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니라” (왕상 19:8)

그 끝에 엘리야는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러 세미한 음성 가운데 사명을 회복했습니다. 또한 요나의 이야기를 생각해 보십시오. 이 40일은 니느웨 백성들이 경험했던 것처럼 ‘돌이킴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요나가 외친 40일의 경고는 심판의 선고였지만, 그 시간을 회개로 채웠을 때 그것은 구원의 문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사순절은 단순히 ‘종교적인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모세처럼, 엘리야처럼, 니느웨의 백성들처럼, 그리고 예수님처럼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그분의 주권 앞에 우리의 삶을 바로 세우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 모세가 하나님의 산에 올랐을 때 그곳에서 일어난 새로운 7일의 창조, 그리고 그가 하나님을 대면한 40일을 주목하십시오. 이번 수요일부터 시작되는 우리의 사순절 40일도 세상의 눈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정지된 시간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영적인 산에 올라 ‘하나님의 구름’ 속으로 기꺼이 걸어 들어갈 때, 하나님은 우리를 새롭게 창조하실 것입니다. 우리의 옛 자아를 정화하시고, 마침내 부활의 아침에 우리 얼굴에서도 모세처럼, 그리고 변화산의 예수님처럼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가 배어 나오게 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산 위로 올라와 거기 머물라”는 주님의 부르심에 저와 여러분이 함께 응답합시다. 거기 우리 하나님이 계십니다.